한국 경제에 ‘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확산이 연일 기사화되고 보도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높은 부채 부담 등 국내 취약요인들이 경기침체 공포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글로벌 측면에서의 요인으로 분석했던 가파른 통화긴축과 글로벌 수요 감소, 미국경기둔화와 통상 갈등, 중국의 경기둔화 등의 사항 이외에 국내 요인에서 비롯된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고금리로 인한 내수 위축
한국은행은 2022년까지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하여 물가를 잡는 데 주력했으나, 그 부작용으로 국내 소비·투자에 하방 압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높은 이자율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늘려 가처분소득을 줄이고, 기업의 차입비용을 높여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KDI는 “구조적인 내수 침체”가 진행 중이라고 지적하는데, 이는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설비투자·건설경기가 부진한 현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리 상승으로 주택시장 조정과 건설업 침체가 나타나면서 관련 산업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 위축되고 있고, 소비자심리도 냉각되어 내수가 경제를 떠받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가 내수 부문의 활력을 떨어뜨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주요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 위험과 금융취약성
한국 가계부채는 GDP 대비 98.9%로, 주요 3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4년째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채 규모가 크다 보니 금리 상승 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급증하여 소비여력이 급속히 줄어드는 취약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을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는데, 현재 90% 후반대의 부채비율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서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가계부채는 소비위축과 함께 금융시스템 리스크 (연체 증가, 금융회사 부실화 가능성)를 높여 경기침체의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부채부담에 짓눌린 가계가 지갑을 닫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위축되며, 이러한 악순환이 실물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출 둔화와 제조업 부진
개방경제인 한국에서 수출 부진은 곧 경기둔화로 이어지는 핵심 요인입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수요 약세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수출이 줄기 시작하여, 2023년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7.4% 감소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반도체 등 일부 주력품목은 최근 들어 부분적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여전히 전체적인 수출 증가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대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다 선진국 경기 둔화로 대미·대유럽 수출도 정체되면서 제조업 생산이 활력을 잃고 있습니다.
KDI는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여타 산업의 부진으로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향후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등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여건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수출 둔화는 제조업 가동률 저하와 투자 감소, 고용 둔화로 파급되어 국내 경기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심리 위축
국내 요인의 하나로 정국 불안정에 따른 경제심리 악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의 정치적 갈등과 정책 혼선이 지속되면서 소비·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총선을 전후한 정치권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결정에 부담을 주고, 가계의 미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지갑을 닫게 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KDI는 “내수는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러한 심리적 요인 역시 경기침체 공포를 증폭시키는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력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으며 경기대응이 지연되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결국 고금리·부채·수출부진 같은 구조적 요인에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한국 경제에 복합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고금리 장기화, 과도한 가계부채, 수출 둔화, 정치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국내 요인이 중첩되며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과 심리적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내수 부진, 투자 위축, 제조업 침체 등 실물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순히 외부 충격에 의존한 위기 진단을 넘어, 국내 경제의 내재된 구조적 문제와 정책 대응의 한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다음으로는 경기침체 공포에 대한 향후 전망에 대해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